사람들은 왜 Facebook에 열광하는가?

오래 전부터 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업로드가 늦어졌다.
놀라운 건 그 짧은 시간 사이에도 SNS 시장에는 많은 변화들이 나타났고, 그들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Facebook이나 Twitter 등의 SNS를 이용하고 있을 것이고, 설령 이러한 Global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싸이월드같은 전통적인 국내 서비스들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SNS를 경험을 하였을 것이라 추측한다. 
 
  



  국내 SNS 시장에는 이미 싸이월드라는 Person to Person의 서비스가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MySpace 등과 같은 Global Platform과 비교해도 사실 Facebook이 혁신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라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Facebook의 성공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논의 될 수 있겠지만, Global Network로의 확산, Open API를 통한 개방성, 그리고 User-friendly한 다양하고 세부적인 기술적 혁신과 같은 머리 아픈 이야기들을 주요 성공 요소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잘난 사람들이 Facebook의 성공에 대해서 기술적 분석을 해두었으므로, 이 이야기는 내가 구체적으로 다룰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나는 Facebook의 소비자, 혹은 사용자로 표현될 수 있는 '사람'들의 심리학적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을 뿐이다. 

 궁금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이 Facebook에 열광하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국내의 대표적인 SNS인 싸이월드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네가 내 홈피에 왔다간 사실을 알고 있다?!

 싸이월드의 부흥기라고 할 수 있는 2000년대 중반,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 꾸미기에 열광했다. 나이가 많든 적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대한민국 사람 중에 이토록 많은 가입자 수를 확보한 서비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미니홈피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 때 일어난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의 등장이었다. 




 싸이월드 서비스는 어떤 사람이 나의 미니홈피를 방문했는지를 공개하지 않음과 동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 홈피와 컨텐츠를 이용했는지는 공개를 하면서, 사용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도대체 내 미니홈피에 들어온 1명이 누구란 말인가? 옛날 여자친구? 직장상사? 부모님?' 

 미니홈피에 방문한 사람수를 모른다면 아예 궁금해하지도 않았을텐데, 이 놈의 'HIT'수는 계속해서 '누군가의 흔적'을 증명하는 동시에,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만드니 싸이월드 사용자들은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결국 일부 해커들에 의해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방문자를 불법으로 추적하여 리스트업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음지에서 유통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이 프로그램을 구매하여 자신의 미니홈피에 방문한 사람들의 내역을 확인하려 했다. 음성적으로 이루어진 시장이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이 프로그램을 구입하기 위해서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미니홈피 사용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홈피에 방문한 사람들의 기록을 알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 측에서 방문자 기록을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은, 남몰래 미니홈피를 방문하며 훔쳐보는 재미라는, 싸이월드 서비스가 가지는 기본적인 속성을 무너뜨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갖는 근본적인 심리는 '타인에 대한 관심', 달리 말하면, '타인에 대한 관음적 호기심'에 기인함을 이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의 현상에서 우리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슈퍼스타K를 꿈꾼다.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겠지만, 또 하나의 음성적 프로그램이 히트를 했다는 사실이 재미있는데, 그것이 바로 '방문자수 조작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는 않았겠지만, 사람들은 자기 미니홈피의 히트수를 높이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을 했다. 미니홈피가 필수화 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의 미니홈피를 방문하고 있는지를 과시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는 매우 똑똑하게도 이를 통계화하여 주간별 방문자수를 그래프화하여 제공하였고, 자신의 컨텐츠를 소비하며 반응해주는 일촌들을 위하여 계속해서 User들이 컨텐츠를 생산해내야 하는 선순환(?)의 프로세스를 완성시켰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공연을 관람하고, 해외여행을 가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의 매우 사적인 컨텐츠들을 싸이월드 User들 스스로가 계속해서 생산해 냈고, 그들의 일촌들은 각각이 생산 주체이자 소비 주체가 되어 이 컨텐츠들을 경험하고 공유했다. 그리고 그 컨텐츠의 인기가 바로 미니홈피 방문자 수를 의미하는 'HIT수' 로 대표되었다. 결론적으로 싸이월드는 앞서 언급했던 '타인에 대한 관심' 이라는 사용자들의 근원적인 심리와 '타인들이 나에게 가지는 관심에 대한 즐거움' 이라는 내면에 숨겨진 심리를 동시에 자극하며, 그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가 이제는 한물 갔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Facebook의 방문자수는 최근에 들어서야 싸이월드와 비등한 수준을 기록했을 뿐이다. 연령별 이용 현황을 보더라도, 아직까지 젊은 세대는 싸이월드의 이용율이 더 높다. 뭐 굳이 싸이월드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건 아지만, 분명한 건 Facebook이 마치 우리 나라의 모든 SNS 세상을 평정한 것 처럼 떠들어대도, 사실 그 실상은 '뭐 그렇게까진 아닌 것 같다.'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출처: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5423474&cp=nv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미니홈피에서 Facebook으로 이동한 것이 사실이고, 많은 기업들이 Facebook을 활용한 Marketing에 열을 올리고 있으므로, 이러한 현상의 분석을 위해서 사람들이 왜 미니홈피가 아닌, Facebook을 이용하게 되었는가라는 근본적인 소비자 심리 변화를 추측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Global Platform 확장, 개발형 Model 등과 같은 기술적 요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배제하겠다.


SNS는 피곤하다. 


최근 미국내 Facebook User수 변화 
(출처: http://www.etnews.com/201106140076)
(출처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3&aid=0004027565)
 


 최근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Facebook Fatigue (페이스북의 관리와 운영으로 인한 피로도) 현상으로 인해 그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런 현상이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이, 우리 나라 역시 '미니홈피 피로도' 현상이 이미 싸이월드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자신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올리고, 게시판에 글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보통의 일반인들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적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컨텐츠를 소비하는데에도 꽤나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실제로 많은 싸이월드 User들이 너무도 많은 시간을 미니홈피 관리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이유로 인해 미니홈피 서비스 중지 혹은 이탈이라는 선택을 하기도 하였다.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Facebook이나 미니홈피 같은 SNS의 공간을 통해서 자신의 행복한 모습,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심리가 강한데, 사실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이 하루하루 즐거움과 행복으로 관철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을 남에게 자랑하고 알리는 행위까지 지속적으로 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피곤함이라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Like가 모든 것을 바꾸었다. 



 Facebook은 Like 버튼 하나로 User들의 이러한 피로도 경감시켰다. 예전에는 우리가 어떤 컨텐츠를 좋아하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하나하나 찾아서 정리하고 컨텐츠를 업로드해야 했는데, Facebook은 웹상의 컨텐츠들에 링크된 Like 버튼을 이용하여 단순하고 편리하게 클릭 한 번으로도 자신의 SNS공간에 좋아하는 컨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도록 했다.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이 작은 버튼 하나가 미니홈피가 가지고 있던 'HIT' 보다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친구들과 Like 기능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컨텐츠, 혹은 스스로 생산해낸 이야기들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자신이 재미있게 본 컨텐츠를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Life Graph 등과 같은 재미있는 App.을 이용하여 스토리들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나는 그 모든 답이 이 'Like' 버튼의 숨겨진 힘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쌩뚱맞은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우리 현대인들은 모두 외롭다.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으며,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개개인 모두가 잘나고 성공한 삶을 살고 싶지만, 현실에서 그런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실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겠지만..) 그러한 삶 속에서 자기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자신을 위로해주고 칭찬해주면서 자아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지는 않다. 
 





 '너가 최고야.',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너 진짜 재미있다.', '힘내, 너는 잘 하고 있어.'...
'Like'로 대표되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실종된 삶을 현대인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Like'를 위하여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하여) 우리 모두가 얼마나 치열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 돌이켜 본다면, 우리가 온라인 상에서 보다 쉽고, 보다 간편하게 'Like'를 얻게 된 행복은 Facebook이 우리에게 선물한 가장 크고 가치있는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올린 컨텐츠에 사람들이 '좋아요' 라고 외쳐주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인정을 해주고 응원을 해줄 때, 사람들은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을 뿐 아니라, Facebook의 'Like'는 미니홈피의 'HIT수'보다 더 세부적이고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좋아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오프라인 상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칭찬과 인정, 좋아함(Like)을 Facebook이라는 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하여 쉽게 전파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더욱 많은 'Like'를 갈망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서로 'Like'하는 강력한 순환구조를 창조해낸 것이다. 

 사족으로 많은 사람들의 Twitter와 Facebook을 비교하면서, 어떠한 서비스가 더 성장을 할 것인지에 대한 추측들을 하는데, 기술적 issue들이 물론 중요하겠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Twitter는 근본적으로 'Retweet'이라는 기능이 'Like'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가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Twitter의 세상에서 이 Retweet이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소수의 Influencer들에게 집중화가 되고 있다는 것과 '관계'에 기인하지 않는 정보들이 확산된다는 점에서 지금의 변화처럼 미디어적 성향의 SNS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잘나가는 사람들만 인정(Retweet)받는 세상은 오프라인처럼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Timeline 기능의 등장으로 Facebook이 가지는 사생활 침해가 극대화되었다는 점과 Facebook 피로도 등의 issue로 인해 Facebook의 수명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획기적인 기술적 진보 결과물 조차도, 그 뿌리는 결국 '사람'에 있다는 인본주의적 접근을 간과한다면, 그 어떤 훌륭한 기술의 서비스가 등장을 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굳이 Facebook의 'Like' 기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주변의 친구들에게 오프라인의 '좋아요' 버튼을 클릭해줄 수 있다면 Facebook이 없어도 우리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난하고, 흠집을 찾고, 배척하기 보다는 함께 공감해주고, 편이 되어주고, 감싸주면서 'Like'를 눌러주자.

 단 한 번의 'Like'를 갈망했던 그 때를 떠올리며...




Posted by sungsoo_lee